세계 각국이 '2050 탄소중립'을 외치면서 내연기관차(가솔린·디젤차)의 판매 금지 시점이 본격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내연기관 퇴출 로드맵’은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전환점 중 하나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강제하는 정책입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각 나라는 언제부터 내연기관차를 금지하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국가별 시행 시점과 의미를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 전면 금지
가장 앞장선 곳은 유럽연합(EU)입니다. EU는 2023년 3월, 2035년부터 휘발유·디젤 등 모든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입법을 최종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는 2035년 이후 탄소 배출이 0이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단, 합성연료(e-fuel)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는 예외가 인정됩니다. 유럽 내 주요 자동차 시장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모두 동참하고 있으며, 이미 각 기업들도 2030~2035년 사이 전동화 전환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state) 단위로 금지... 캘리포니아는 2035년 시행
미국은 연방 차원이 아닌 주(州) 단위로 내연기관 퇴출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캘리포니아 주입니다. 캘리포니아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발표했고, 뉴욕, 워싱턴, 매사추세츠 등 최소 10개 주가 이와 유사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도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정책 목표를 세우고 있는 만큼, 연방 차원의 금지 일정도 조만간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강력한 전기차 전환 드라이브... 2035년이 기준선
중국은 ‘신에너지차’ 육성 정책을 바탕으로 전기차 전환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 중 50% 이상을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일부 성(省) 단위에서는 2030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로드맵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BYD, 지리차, 샤오펑 등 중국 로컬 제조사들이 내연기관 생산 중단 선언을 잇달아 하면서 2035년 이후 중국 내연기관 퇴출은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입니다.
대한민국,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검토 중
우리나라 역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맞춰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규 판매를 금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2024년 기준, '자동차 탄소 중립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충전 인프라 확대 정책도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별도로 2030년부터 공공차량은 전면 전동화하고, 2035년부터는 일반 차량까지도 전기차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왜 내연기관을 금지하나?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0~30%는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며, 그중 절대다수는 내연기관차에서 비롯됩니다. 내연기관차는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유해 배출물질을 내뿜기 때문에, 도심 대기오염과 건강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도 지목됩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전기차·수소차로의 전환을 통해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내연기관 금지를 추진하는 것입니다.
소비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정책이 변화하면, 소비자도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연기관차의 중고차 가치 하락, 유지비 상승, 세금 혜택 감소 등은 이미 시작된 현실입니다. 반대로 전기차는 구매 보조금, 세금 감면, 충전 혜택 등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실속 있게 전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프라 부족, 충전 요금 인상 등 전기차 사용의 현실적인 불편함도 존재하기 때문에, 차량 선택 전 충분한 정보를 비교하고, 자신의 주행 스타일과 거주 환경을 고려한 스마트한 선택이 중요합니다.